5.9. 페트병의 물을 강제로 먹이고, 찬물을 받은 욕조에 얼굴이 잠기도록 머리를 누른 행위

5.9. 페트병의 물을 강제로 먹이고, 찬물을 받은 욕조에 얼굴이 잠기도록 머리를 누른 행위

◯ 사건의 개요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친부이다. 피해 아동은 만 12세의 아동이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함께 살기 싫다고 말하였다는 이유로 철봉(길이 약 70cm, 지름 약 4cm)으로 피해 아동의 팔과 허벅지 등을 여러 차례 때려 폭행하였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고모와 몰래 연락하였다는 이유로 1인용 소파를 들어 피해 아동에게 던지는 시늉을 하고, 겁을 먹은 피해 아동을 승용차 트렁크에 태워, 인근 야산까지 10분 동안 감금하였다. 인근 야산에서 내린 뒤 피해 아동이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게 한 뒤 발로 피해 아동의 배를 여러 차례 걷어차 넘어지게 하였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고모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하였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을 발로 여러 차례 밟고, 물이 들이 있는 1.8L 용량의 페트병을 피해 아동의 입에 대로 물을 강제로 먹이고 이를 쳐내는 피해 아동의 머리를 손으로 1회 때려 폭행했다. 고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아빠가 엎드려뻗쳐를 시켰다’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경찰관이 현장을 벗어난 이후 손으로 피해 아동의 머리를 1회 때렸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손톱을 물어뜯었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의 손가락과 양쪽 겨드랑이를 치아로 깨물어 폭행하였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휴대전화 채팅을 하였다는 이유로 발로 피해 아동을 걷어차 넘어뜨리고 과도로 넘어져 있는 피해 아동의 몸 위로 올라타 피해 아동의 목 부위를 찌를 듯이 하여 피해 아동을 폭행하였다.
·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손으로 뺨을 때리고, 귀걸이를 착용하기 위해 뚫어 놓은 귓불 구멍에 볼펜심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엎드려뻗쳐 자세를 시킨 후 발로 배를 여러 차례 걷어차고, 철봉으로 피해 아동의 등과 발바닥을 여러 차례 때렸다.
· 피고인인 화장실 욕조에 찬물을 받고 피해 아동을 욕조에 들어가도록 한 후 피해 아동의 얼굴이 물에 잠기도록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나온 피해 아동의 목 부위를 샤워 수건으로 감아 조르고, 물에 젖은 피해 아동이 욕조 밖으로 나오자 피해 아동의 옷을 모두 벗게 한 후 욕조 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하였다. 

◯ 법원의 판단

제1심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9. 7. 10. 선고 2019고단404 판결
제2심
대구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노2947 판결


제1심 법원 및 제2심 법원의 판단
· 피고인은 다른 범행은 인정하였고, 트렁크에 피해 아동을 실은 것, 손가락 사이와 겨드랑이를 깨문 것, 과도를 목에 들이대어 위협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였다.
· 피해 아동이 경찰조사과정에서 위 각 범죄사실에 관하여 진술하였다가 검찰조사과정 및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꾸었으나, 피해 아동의 바뀐 진술은 피고인의 구속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또는 죄책감 그리고 이 사건 이후 줄곧 피해 아동의 조모와 함께 지내면서 조모를 비롯한 가족들의 회유 등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경찰에서의 최초 진술이 진술에 가깝다고 보인다. 또한 피해 아동은 피고인이 부정한 범행의 피해 사실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 참고인인 고모도 처음에는 학대 습벽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진술했으나, 이후 피고인이 구속되는 등 예상보다 사건이 커지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자동차 트렁크에 태우고,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하고, 칼로 위협하고, 귓불 구멍을 볼펜으로 찌르고, 찬물을 채운 욕조에 들어가게 하여 머리를 누르고 목을 조르는 등 학대의 정도가 심하다.
· 특히 1심에서는 피해 아동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사정과 교도소 접견기록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사과를 받아들인 결과라기보다는 죄책감 내지는 주변의 회유에 따른 것으로 보아 유리한 양형요소로 삼지 않았다.

◯ 판결의 의의
· 이 판결이 판단한 범죄 행위는 상습적인 폭행과 아동학대지만 그 가운데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한 행위와 욕조에 머리를 밀어 숨을 못 쉬게 한 행위, 승용차의 트렁크에 실은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고, 반드시 상해의 결과가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위의 가혹한 행위들은 폭행 또는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
· 더불어 위의 행위들은 아동의 정신건강과 그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였거나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서적 학대에도 해당한다. 또한 옷을 벗겨 욕조 안에 들어가게 한 행위는 피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적 학대에도 해당한다. 법원 역시 이를 정서적 학대와 성적 학대로 보았다. 

◯ 키워드
☑ 철봉, 과도, 트렁크, 욕조, 생수, 볼펜, 귓불, 머리, 배, 목